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또 2주일이나 개학을 연기했다는 속보가 나오자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개학연기로 아이들 맡길 곳이 없자, 이산가족이 되어버린 우리집 사정을 잘 아는 지인이 안스러워 연락을 한 것이다.
코로나사태만 일어나지 않았다면, 오늘 난 정상적으로 연차를 내서 아이의 입학식에 참석해 첫 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는 늦각이 학부모가 된 기분을 마음껏 만끽했을텐데, 현실은 오늘부터 시작된 개학 연기 3주동안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다.
사실 어제까지만 해도 교육부는 이 상황에 대해 마스크 논란만 하고 있을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상황에 아이들 비치용 마스크까지 손을 대는 것이 맞냐, 아니냐 하는 것에 목에 핏대 세우며 열혈 힘쓰고 있는 것 같은 교육부가 너무 한심스러웠다.
물론, 현 상황에서 각 부처 장관들 중에 불난데 불구경하고 있을 사람은 하나도 없는 것을 잘 안다. 주말이나 퇴근도 반납한채 국가의 총체적 난국을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안다.
그럼에도 오늘 교육부의 발표는 너무 아쉬운 것이 많았다. 우리 아이는 지난 2.20.졸업식을 했고, 지난달 23일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 지자 교육부는 1차 개학연기 1주일을 발표했다. 그리고 오늘 23일까지 개학을 2주간 더 연장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개학 연장에 따른 여러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각 학교는 이번 주에 담임 배정 및 교육과정 계획 안내를 완료하고, 디지털교과서 'e-학습터'와 EBS 동영상 등 학생이 가정에서 자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를 학생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3월 둘째 주부터는 온라인 학급방을 개설해 예습 과제를 내고 학습 피드백도 제공한다. e학습터, 위두랑, EBS, 클래스팅, 사회관계망서비스 단체대화방 등을 활용한다.
그럼에도 유초등학생 부모를 둔 나는 교육부의 이러한 대처들이 조금은 아쉽기 그지없다. 이번주에 담임배정과 교육과정 계획 안내를 완료한다니.. 지난 23일부터 오늘까지 장작 10일 가까운 시간동안 교육부는 무엇을 한 것일까? 지난 10일동안 코로나 확진자 수는 증가하면 증가했지 줄어들지 않았고, 코로나 사태는 정점으로 치달아 왔는데 10일이나 지난 지금 교육부가 내놓은 대책들은 사태가 심각하니 다시 2주를 늘려 필요한 대책을 시작하겠다는 내용이다.
사실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나는 조금 답답했다. 다른 중고생들이나 대학생들은 교육부가 어떤 대책을 지난 시간동안 시행해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유초등학생 교육과 관련해서는 엄마 입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학교에서 받은 문자라고는 돌봄교실 신청 안내 문자뿐이었고, 아이들 학습에 관한 내용은 전혀 없었다. 게다가 TV에서 방영되는 EBS 교육방송의 아이들 프로그램은 종전이나 전혀 다른 것이 없었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생의 교육 및 학습에 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는 듯했다.
우리나라 아이들 케이블 방송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가적으로 심각한 상황에서 케이블 방송에서 내보내는 것은 기존과 다름없는 '짱구는 못말려' 등의 비교육적, 흥미 위주 영상물이다.
EBS 홈페이지에서 알아서 찾아서 공부하면 된다고는 되어 있는 것 같지만 아직 어린 아이들은 책상에 앉아 공부한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키즈 케이블 방송 등을 활용해서 3주 동안의 학습 공백을 매울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들이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현명한 교육부장관이라면, 처음 개학을 연기한 그때부터 1주일의 시간동안 착실히 준비해서, 만약 사태가 심각해졌을 때의 플랜 B의 대책을 마련해 놨어야 했다.
오늘부터는 우편배송을 등을 통해 새학기 교과서라도 분배 했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각 키즈 케이블 방송이나 카카오 실시간 TV 앱 등을 활용해 집에서도 조금씩 예습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오늘부터 제공했어야 한다. 그런데 한주동안 준비해서 다음주부터 시행한다니 다음주에 할 것을 왜 미리 준비해서 이번주부터 시행하지는 왜 못한걸까? (물론, 내가 그 위치에 있지 않으니 그저 그러면 좋겠다 의견은 내 놓을 수 있지 않을까?)
그도 아니면 유투브 등을 통해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그래도 IT 강국인데.. 꼭 학습이 아니어도 좋다. 집안에서만 보내야 하는 아이들과 그 아이들과 함께해야 하는 부모들을 위해 아이들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신속히 마련되고,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커가는 아이들에게 너무나 소중한 한달이라는 시간이 아무 의미없이 집안에서만 낭비될 가능성이 너무도 크기 있기 때문이다.
여담이긴 한데, 교육부가 제시한 유연시간근무제, 돌봄휴가를 제대로 쓸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실질적인 조치는 왜 내 눈에만 안 보이지..나 이렇게 부정적으로 정부 비판하는 사람 아닌데.. 내 자식 교육과 연관되니..
답답한 현실에 화가 납니다,
그러게 말입니다ㅜㅠ
큰아이가 이제 초2가 됩니다. 개학이 연기 되었다는 말 듣고 마냥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오늘 에듀넷을 가입했습니다. (처음 알았습니다)
그런게 있군요. 저도 알아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각료들의 두 가지 특징
그렇죠..뭐..특히 1번은 완전 공감되네요. 씁쓸합니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