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다가올수록 바람도 잦다. 가끔은 거센 바람도 분다.
밭에서 일하다가 아주 특별한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이웃 밭에서 썼던 비닐이 바람 따라 하늘로 날아 올라간다. 이래저래 펄럭거리다 산 중턱에 턱 하니 걸쳐진다.
그러니까 지난해 썼던 비닐을 제대로 갈무리를 안 하고 밭에다가 방치해둔 걸 바람이 옮겨버린 것이다.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되겠다 싶어 밭주인에게 연락을 했다. 밭에 남아있는 비닐이라도 날아가지 않게 잘 갈무리해달라고.
산 중턱에 걸린 비닐이 처음에는 내 눈에 많이 거슬렸다. 농업용 폐자재가 쓰레기가 되어 깨끗한 산을 흉물스럽게 만드니까.
근데 날마다 보니 그 맛이 있더라. 심지어 아침 운동하면서 가까이서 보니 그 모습이 아주 절묘하다. 외계인 같기도 하고, 춤추는 모습 같기도 하다. 어떤 때는 절규하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날마다 바람 따라 모습이 달라지기도 한다.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눈살을 찌푸리기보다 예술이라고. 바람이 만든 설치 미술.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예술. 바람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특별한 작품이라 하겠다.
어쩌면 바람은 이 작업을 통해 사람에게 경고를 보내는 지도 모르겠다. 뭐든 갈무리를 제때 잘 하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정리정돈이든, 일이든, 사람 관계든....
바람은 안다. 순간의 삶이 얼마나 위대한 지를.
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음의 눈을 뜨면... 즐겁게도
쓰레기에 감춰진 아름다움이 보이네요.^^
마음의 눈^^
현대미술은 아이디어의 산물이라는데 역발상을 하신 마음의눈이 돋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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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자뻑 수준입니다^^
바람이 만든 설치미술..
'낯설게 보기'가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군요^^
광화님 눈은 좀 나아지셨나 궁금해요
스팀잇 중독에서 벗어나니 한결 낫네요^^
예전에는 두어 시간 했는데
이제는 한 시간 남짓 하는 거 같아요.
그나저나 도담이는 잘 회복되는 거지요?
네~~~다음달에 또 심장초음파 검사하러 가요^^
지난 검사 때는 이상 없이 잘 뛰고 있다고 해서
한시름 놓았답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예술도 되고 쓰레기도 되네요.
저 또한 시간이 지나면 날려가던지 바뀌겠네요.^^
보기에 따라^^
아핫,,, 설치미술. ^^
자뻑 예술^^
바람의 작품을 알아보는 바라봄의 미학이 느껴집니다...
바라봄의 미학
멋진 댓글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