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사무실은 건물주에게 적지 않은 보증금을 내고 1년 또는 2년 단위로 월임대료 계약을 해서 사용한다.
아이디어와 열정만으로 소프트하게 창업하고자 하는 이들에겐 이 조차도 작지 않은 부담이다. 그러다보니 과거 초기 창업자들은 카페나 집의 남는 공간 등을 활용해서 업무 공간을 사용하곤 했다.
미국의 70년대말 태동한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과 같은 IT 스타트업도 집의 남는 공간인 차고를 이용해 시작했다. 이후 많은 스타트업들이 그런 공간을 활용해 '차고 창업(garage startup)'이 일반 명사가 되기도 했다.
IT 기술이 확산되며 아이디어만으로 창업하고자 하는 이들은 이제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 어디서든 볼 수 있게 되었다. 이에 초기 창업자에게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는 사무 공간을 기존의 보증금과 장기 임대 계약 방식을 버리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하는 곳들이 최근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초기 스타트업들은 가정 내 이런 차고 공간이나 지하실 등을 활용했다. (안타깝게도 주거 면적이 좁은 우리나라에는 이런 공간도 구하기 쉽지 않다 ㅜㅠ)
바로 '공유 오피스(co-working space)'다.
공유 오피스는 기존의 높은 보증금과 1년 또는 2년의 장기 임대 방식을 버리고, 보증금이 없거나 또는 3개월 이내 임대료 수준의 보증금을 받는다. 또한 월 단위 계약이라 초기 창업자들의 부담을 대폭 낮췄다.
사용 규모 또한 넓은 커뮤니티 테이블 아무 곳에나 앉을 수 있는 오픈데스크부터 고정 데스크, 1~2인 단위의 룸에서 100인 이상의 공간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공유 오피스는 역사가 상당히 오래됐다. 90년대 초반부터 존재했으니 초기 창업자들을 포함해 니즈는 오래 전부터 존재했던 셈이다. 90년대 후반부터 오피스텔이 집중 공급된데는 이런 니즈가 작용한 부분도 있다.
수요와 공급의 시장의 갭이 빠르게 메워지지 못한데는 수요자와 공급자 간의 관점 차가 컸기 때문이다. 수요자는 공간을 세분화된 상품으로 얻기를 바라나, 공급자인 건물주는 대개 자신의 투자금에 대한 안정적인 현금 흐름만을 확보하면 만족한다. 공간을 세분하게 될 경우 관리 이슈가 증가하게 되고 이는 안정적 수익을 원하는 건물주들이 원치 않는 모델이 된다.
이런 이유로 그간 공급이 활발하게 이뤄지기 힘들었다. 그러나 공유 오피스 비즈니스는 넓은 공간을 크게 임대하여 관리 이슈 없이 안정적 소득을 원하는 공급단인 건물주의 니즈를 만족 시킨다. 거기에 그 공간을 수요에 맞게 분할 및 세분화하여 개발하고 재임대를 하게 됨으로서 수요자의 니즈 또한 만족시킴으로서 수요와 공급의 괴리를 축소 시키는 역할을 한다.
수요 공급 차를 메워 줌으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은 작지 않다. 넓은 공간을 공유해서 사용하기 불편치 않도록 촘촘하게 분할하면서 발생하는 차익이 생각보다 크기 때문이다.
200평 가량이 나오는 대형 건물의 1개층을 보증금 1억에 2천만원의 임대료를 지급하고 임차했다고 가정하자, 이를 5평짜리 20개 룸과 200석의 오픈 데스크로 분할 개발했다고 하자.
룸 당 월 임대료는 80만원, 데스크 당 임대료는 월 25만원이라고 할 때, 이중 80% 가량이 재임차 되었다고 가정하면 약 5,300만원의 재임차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 초기 인테리어 등의 시설투자 및 인건비, 각종 관리 비용 등을 제하더라도 투자금 대비 매우 높은 수익이 발생 가능하다.
- 오피스텔은 초기엔 소형 오피스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목적으로 등장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주거 목적으로 쓰이고 있다.
공유 오피스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된 것은 2010년 '위워크(wework)'의 등장 이후부터다.
위워크는 이스라엘 출신 사업가 애덤 노이만과 건축설계사 미겔 매컬비가 설립한 공유 사무실 스타트업으로 17년 말 기준, 전세계 16개국에 165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위워크는 이미 제작년 기준 10억 달러의 영업익을 달성하고 있어 시장의 확장 및 수익성을 입증하고 있다.
위워크는 16년 5월 강남에 처음 지점을 오픈하면서 국내에 상륙했다. 년 내로 10개 지점을 확보한다는 계획은 전세계 확장과 국내 부동산법에 대한 미비, 적당한 물건 확보 등의 이슈로 크게 속도를 내지 못했으나 최근 안정을 찾아 빠른 확대를 진행 중에 있다.
16년 첫 진출 후 위워크가 주춤한 사이 그 틈새를 빠르게 치고 들어간 국내 플레이어는 패스트파이브다. 패스트파이브는 스타트업 액셀레이터인 패스트트랙아시아에서 진행하는 스타트업 중 하나로 불과 1년 여 사이에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무려 12개의 지점을 확장했다.
패스트파이브는 위워크와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강한 경쟁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저자 개인적으로는 창업 후 본 궤도에 오르면 엑싯(매각)을 하는 패스트 트랙 아시아의 성격을 봤을 때, 국내 시장 주도권을 획득한 후 패스트파이브를 위워크에 매각하는 옵션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공유 오피스는 일반 오피스의 룸 뿐 아니라 카페나 펍 같은 개방적이고 편안한 공간을 제공한다. 이용자는 원하는 곳에서 자유롭게 사무를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경영 연구에 따르면 근무자의 성과를 높이는 데는 고정된 좌석이나 구조보다 근무 환경을 자주 바꿔 주는 것이 생산성을 높인다고 한다. (이미지 출처 : 위워크 홈페이지)
앞서 언급한대로 괜찮은 수익성으로 인해 위워크와 패스트파이브 두 쌍두마차 외에도 불과 1년여 사이에 수 많은 사업자들이 뛰어들어 시장을 달구고 있다.
위 링크는 스페이스 클라우드라는 곳으로 공유 오피스를 등록,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다. 이렇게 많았나 싶을 정도로 수 많은 공유 오피스를 볼 수 있다. 단순히 앉아서 일하거나 공부하는 공간 만이 아니라 카페, 펍, 파티, 댄스 연습실 등 다양한 시장 수요를 반영하고 있다.
이처럼 짧은 시간에 공급이 빠르게 증가하며 시장이 세분되고 있다. 일반 사무 오피스는 역세권 대형 건물에 위워크와 패스트파이브 같은 곳들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데 반해, 후발 주자는 입지가 좋지 않은 건물를 개발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재임대하여 틈새를 메우고 있다.
개중에는 한달 10만원 전후의 매우 낮은 비용으로 이용 가능한 곳도 많다. 단순 풀타임 사무 수요 뿐 아니라, 개방형 독서실과 같은 공간으로 학생과 업무 외 시간을 통해 자기계발이나 부업을 하는 직장인 수요까지 흡수하고 있다.
- 위워크는 저렴한 임대료로 진입하는 경쟁자들과 가격 경쟁을 하지 않고 벤처 캐피탈리스트(VC)들을 적극 포섭하고, 관련 업체들의 네크워크 효과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미지 출처 : 위워크 홈페이지)
이처럼 공유 오피스는 1년 여의 짧은 시간 만에 그간 충족하지 못했던 시장 수요를 반영하여 빠르게 성장 중이다. 저렴한 비용에 업무용 사무실이 필요한 사람, 공부나 개인업무를 볼 공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되지 않을까.
함께 공유 오피스로 가즈아!
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고공행진하는 임대료값을 생각하면 좋은 방편이 될수있을거 같네요. 특히나 자본이 빈약한 사회초년생들에게는 더더욱이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네 건물주와 세입 이용자 모두가 만족하는 형태가 아닐까 싶습니다. ^^
오~! 공유오피스관련해서 꼼꼼하게 정리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저도 나눔강의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대여할 강의실 공간이 필요해지더라구요.
네 단기적으로 강의실이나 세미나실 등으로 이용하기에도 좋아 보입니다. 무엇보다 선택이 폭의 넓어져서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