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kr7 years ago (edited)

꿈을 꾸었다. 무슨 꿈 인지는 기억 나지 않는다. 아니, 왜 내가 자고 있었는지 조차 기억이 나지 않았다. 누군가 내 머리를 망치로 힘껏 두들기고 있었다.

<p dir="auto">정신은 쉽사리 잡히지 않았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적막함 속에서 그저 누군가 망치로 후려치는 듯한 통증이 귀를 타고 흘러 들어왔을 뿐이었다. 전화벨 소리였단 것을 눈치챈 것은 12번 째 망치가 나의 귀를 내려쳤을때 였다. <p dir="auto"><code>여보세요 <p dir="auto">갈라지는 목소리에 물을 마시고 싶었지만 누군지 확인할 힘 조차 없었다. 아무렇게나 던져진 휴대폰을 잡기 위해 손을 뻗었고 몇 차례 헛손질을 하고서야 가마나히 도망다니는 휴대폰을 붙잡았다. 일단 이 망치질을 끝내고 싶었다. 우선 전화 수신 버튼을 누르고, 천천히 귀에 가져다댔다. <p dir="auto"><code>왜 내 전화 안 받아! <p dir="auto">귀에 가까워지기도 전에 방안에 울려퍼지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잊을 수 없는 카랑카랑한 목소리. 차라리 망치질이나 당하고 있을 껄, 이란 생각이 맴돌았다. 그녀였다.<br /> 차라리 지금 이 순간이 아까 꾸던 꿈이었으면 했다. 그렇다면 받지 않았을 터 였다. <p dir="auto">힘들게 연락을 피하고 있었지만 나의 수고는 전부 허사로 돌아가버렸다. <p dir="auto"><code>바빠서. <p dir="auto">어떻게서든 끊어야만 했다. 지금의 정신상태로 그녀와 오래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내게 좋게 작용치 않을 것이었다. 이제는 벗어나야 할 때였다. <p dir="auto"><code>바쁜 척 하기는. 우리 놀러 가자. <p dir="auto">다시 머리가 지끈 아파온다. 거절해야만 했다. 보고 싶지만, 보고 싶지 않았다. 주변 말대로, 난 전 여친에게서 놀아나는 것이 분명했다. <p dir="auto">그녀가 왜 내게 계속 여지를 주는 지 이해할 수 없었다. 헤어져도 친구로 지내자던 그녀의 말이, 평생 어장에 갇혀 사는 물고기가 되란 말이었을 것이라곤 조금도 예상치 못했다. <p dir="auto">헤어진 지 어느덧 반년이 지났다. 헤어지고 처음 만난 그 날엔, 다시 사귈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다음만남에선 내가 부족했기 때문에 떠난 것이라 여겼다. 더 잘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p dir="auto">주변에선 잊으라고 수없이도 이야기했다. 전여친과의 만남을 이해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p dir="auto">몇 주가 지나고, 그녀는 남자친구가 생겼다. 몇 개월이 지나고 그녀는 내게 연애 상담을 신청해왔다. 그 때 화를 내지 못한 내 자신이 아직도 미련하다고 느꼈다. 주변에서 어떤 걱정을 한들, 직접 경험해보지 못하면 와닿는 것은 없었다. <p dir="auto">그녀가 미웠다. 결코 짧지 않았을 수 년 간의 연애가, 내 학창 시절이 부정당해버린 듯 한 감정에 휩싸였다. <p dir="auto">그렇기에 그녀를 피하려고 노력했다. 그녀는 나를 그 수 년간의 연애를 잊고 날 친구로 여기는지, 그저 수족관의 물고기로 여기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내게 그녀는 사랑했던 대상, 첫사랑의 추억으로 남기고 싶었다. <p dir="auto">거절하자. 아니, 거절해야만 해. <p dir="auto"><code>왜 말이 없어. 자냐? <p dir="auto"><code>아,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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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