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조금 이른 백일을 치렀다. 광명 소재 식당의 크지 않은 방이 웃음으로 가득 찼다. 아이는 간밤에 잠을 깊이 못 잔 채로 아침 일찍 목욕을 하고 병원이 아닌 곳에 차 타고 처음 나갔다. 여러모로 정신없고 피곤한 하루였을 터다. 태어난 지 세 달 남짓인데, 벌써 많은 사람에게 너무 커다란 선물을 안겨 줬다. 우리는 벌써 큰 신세를 졌다.
참석하지 못한 아이 삼촌, 내 동생 생각을 했다. 왔으면 가족사진 맨 끝에서 삐죽 솟아, 어색한 웃음을 짓고 있었을 테다. 멀리 떨어져서 산다고 버둥대느라 조카 백일에 참석 못한 걸 얼마나 속상해할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영상통화를 하자고 해도 못한다고 거절도 못하고 어물어물 넘기는 이유도, 짐작은 했지만 어제 어머니에게서 듣고 가슴이 아팠다.
문득 이렇게 커다란 기쁨을 끝내 얻지 못한 사람들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서 제일 큰 기쁨을 줄 거란 기대가 하루 만에 자신을 끔찍한 지옥으로 이끌어 가는 걸 경험한 선배, 갑자기 극악의 절망에 부딪혔음에도 소셜미디어에서 웃음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개그맨...
우리 아이가 태어나던 순간과 힘들던 시간들도 떠올랐다. 가족이 있는 곳에서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애써야 했다.
출근 전에 아들이 보채기에 잠깐 안아줬다. 아이는 조용히 가슴에 머리를 기댔다. 양쪽 옆구리에 댄 조그만 손에 힘이 꼭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앞으로 아들 앞에 무슨 일이 있어도, 언제든 붙들고 기댈 수 있는, 그런 존재일 수 있길 기도했다.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
아기들 중에는 백일 지나면 잠이 좀 길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경우이길 바라봅니다. :)
너무나 정확한 표현, 잠이 좀 길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ㅋㅋㅋㅋㅋㅋ 그런 경우가 아니면 백일의 기절이라죠. ㅋㅋㅋㅋ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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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축하드립니다 :) 건강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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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고맙습니다 ㅜㅜ 건강해야죠.
분명 든든한 버팀목이 되실껍니다. 아! 이미 그러하십니다
ㅋㅋ 지금은 머 엄마가 최고인 것 같습니다.
축하드립니다. ㅎㅎ
감사합니닷
고사리 손으로 꼭 부여잡고 있을 아기를 보면, 왠지 책임감이 마구마구 생길 거 같아요.^^
어우야 저는 가물가물합니다요
아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낄수 있네요^^)
나중에 아기가 걸음마 시작하고 처음으로 집밖에 스스로 한발짝 걸을때는 눈물이 핑 돌아요. ㅠ.ㅠ) 돌때는 이만큼 키운게 뿌듯해지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