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번호를 딱히 좋아하진 않지만, 콜드메일을 받은 경우 어지간하면 찬찬히 읽고 거절이든 승낙이든 답을 주는 편이다. 사실 콜드 메일을 받는 경우 제일 난감한게, 상대방을 얼마만큼 신뢰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있다. 대체로 성악설을 지지하지만, 세상 살아가는 데에는 성선설도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이라, 잘 모르지만 도움을 청한 상대방의 경우 신뢰의 수준을 0보다는 살짝 높게 두고 일을 시작한다. 허나 결국 조정이 필요한 때가 오곤 한다.
예를 들어 도움을 청한 메일을 받고 그에 따라 성실히 답을 해주었음에도 더이상 이에 대한 추적이 어려운 경우 어쩔 수 없이 실망을 하게 된다. 이 때 신뢰의 수준은 매우 감소한다. 물론 상대방이나 나나 어차피 모르는 척 하고 지나가도 별반 상관 없는 인생을 살고 있을지라 말에 대한 무게가 가벼운 것이 이해되지 않은 것은 아니나, 최소한 그 이후에 어떻게 결과가 흘러갔는지 정도는 알려주어야 예의가 아닌가 싶다. 상대방을 위해 예비해두지 않았던 시간을 급작스레 떼어 찬찬히 들여다보고 도움을 준 노고에 대한 예의 말이다.
사실 내가 뒤끝은 좀 있는 편이어서, 기억을 잘한다.
보통 이러한 콜드메일은 (아무래도 도움을 청하는 쪽이 다급한 편이라) 누군지 명확히 밝히고 시작하는 편이 많은데, 결국 마무리가 흐지부지되고 상대방이 이를 불쾌하게 느끼게되면 (언젠가 예측하지 못한 시간과 장소, 기회에서) 손해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아직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겠거니 한다.
메밀은 역시 콜드메밀이지... 하며 클릭하고는 q님 글에 크게 공감하고 갑니다 :-)
콜드메밀은 진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