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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스팀잇은 가난한 창작자에게 많은 보상을 주는 곳이다

in #kr7 years ago (edited)

새해복 많이 받으시고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
저역시 대학 전공이 국문과인 관계로 직간접적으로 글쟁이(표현에 기분이 안나쁘셨으면 좋겠네요. 저희들끼리는 자조섞인 아이덴티티로부르던 호칭이라) 의 고충을 이해합니다. 시를 사랑해서 시인이 된 선배, outis410님처럼 문단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비주류 장르인 판타지 소설을 쓰는 후배, 소설가 등단을 목표로 열심히 글을 쓰다가 포기하고 대학교 교직원이된 친구 등 여러 글쟁이들을 알고 지냈었기에 더더욱 삶의 고통이랄까 그런 것들을 알 것 같습니다.
지금도 변변치못하게 사는 글쟁이 선후배들의 소식, 아니 그 소식마저 끊기고 뭘하고 사는지도 모르겠어요.
장르는 다르지만 개인적으로 20대의 대부분을 음악을 해보겠다고 날려먹은 제 과거의 행적에 음반을 만든 사례가 있었습니다. 대략 13년쯤 지난 일인데, 밴드를 했었거든요. 저는 기타를 치고 곡을 썼고 멤버들과 돈을 모아서 레코딩 스튜디오 대여, 믹싱 및 마스터링 비용, 작업기간동안의 부대비용 등을 자비로 해결하고 만들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만든 앨범이 13년이 지난 지금..... 2만원도 채 수익이 안됩니다 ㅋㅋㅋㅋㅋ
음원 유통 시장의 구조도 출판업계 못지않게 불합리하기 때문에 창작자에게 돌아오는 수익은 상당히 보잘것이 없습니다.
문화 콘텐츠 창작의 영역은 철저하게 비즈니스의 영역이기 때문에 내가 생산해낸 콘텐츠를 사람들이 좋아해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환상은 애초에 버리고 사는 것이 좋죠. 잘 알고 계시는 것처럼 사람들이 좋아하는 게 뭔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찾아내고 캐치해야 합니다.
그리고 예인으로 대입될 수있는 대부분의 창작자들이 그런 비즈니스 감각이 떨어지고 자신이 쌓아올리고 있는 예술의 영역을 테두리로 삼고 그 안에서만 모든 걸 바라보려는 시선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게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그 안으로 대중을 끌어들이려면 대중에 대해서 그만큼 알아야 한다는 건 변함이 없죠.
무튼 @kyunga님과 @woo7739님의 리스팀으로 피드글에 두 분 @naha@outis410님의 글이 모두 떠서 읽어보니 여전히 문화 콘텐츠 창작자의 삶은 힘들다는걸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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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앨범.. 들어볼 수 있을까요?
그리고 구매도 하고 싶습니다!!

13년동안 2만원이라니.. --;
우리나라에서 음악으로 먹고살기가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른 예술 분야도 마찬가지이지만요..

아아 그건 곤란합니다... 이젠 그냥 무덤까지 안고갈 흑역사여서 ... ㅎㅎㅎ

장문의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글쟁이란 표현 괜찮아요! 저도 아는 작가님들과 서로 자조적인 표현으로 그렇게 부르곤 했거든요ㅎㅎㅎ 저희끼리는(@oprth님을 포함해서) 그렇게 불러도 되니까요! 오히려 친근함을 느꼈습니다.

흔히 순문학이라고 칭하는 문단 문학을 하시는 분들은 말씀하신 그런 비즈니스를 잘 하지 못하시더라고요. 독자에게 자신의 글을 맞춰야 한다는 걸 자존심 상해하시기도 하고요. 하지만 저는 어차피 문단 문학에서 천대받는ㅜㅜ 장르 작가이고 여기서는 가장 중요한 게 많은 독자님들께 글이 읽혀야 하는 거라 익숙합니다. 문제는 익숙만 하고 제대로 하질 못한다는 거군요ㅜㅜ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지금이 창작자에게는 나은 환경 같아요. 물론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믿고, 스팀잇이 그런 더 나은 환경 중 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