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고 난뒤 햇볕이 내리쬐서 그런지 부쩍 잡초들이 자랐습니다.
시골집 주변이며, 조상 산소 주위에 길다란 풀이 올라 온 것이 더이상 놔두기 어려울 지경이었죠.
그래서 어제는 조금 느지막하게 예초기로 풀을 깎고,
집 주위 농약을 뿌려도 빳빳하게 고개드는 풀을 낫으로 베고자 했습니다.
어젠 어찌나 날이 덥던지 온몸이 땀으로 범벅을 하였죠.
그런데~~ 그런데~~!
뭔가 앞에서 싸늘한 기운이 돌았죠.
쑥이 너무 크게 자라서 쑥대를 낫으로 획! 베어 내는데
아~~글쎄!
배암 한마리가 슬금슬금 휙~~~
옴마얏!!
걸음아 날 살려라~~~
냅따 낫을 팽겨치고 튀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풀밭에 팽겨쳐진 낫을 가져와야 하는데 그쪽으로 도저히 발길이 떨어지지가 않습니다.
잠시 과거를 생각합니다.
뱀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이죠.
군대시절 대민지원을 나갔다가 휴식시간에 철모를 깔로 쉬면서 담배를 한대 피고 있는데.,
뭔가 엉덩이 쪽이 근질근질했습니다.
아래로 엉덩이에 깔린 철모 안쪽을 내려 보았는데
옴마얏!
뱀 한마리가 철모안에서 혀를 낼름 거리며 꾸물거리는 겁니다
벌떡 일어나서 기겁을 하고 나자빠졌습니다
원래부터 뱀은 싫어 하지만, 그날 이후 배암만 보면 더더욱 그 느낌 있죠
생각만 해도 몸서리 쳐지네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