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라는 문화에 등장하고 있는 '우울'이라는 그림자

in #kr6 years ago (edited)

우리의 뇌는 이성적으로 학습되었지만, 노래를 듣거나 드라마, 영화를 보는 시간에 빠져 온전한 감정을 느끼는 것도 생소한 경험은 아니다. 뿐만 아니라 여행을 통한 감성의 축적도 현대에는 중요한 학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유투브나, 페이스북 각종 SNS가 활성화되면서 사회 속의 이슈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내면을 훔쳐보는 일도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다. 누군가는 감정을 호소하고, 누군가는 감정에 공감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진 환경의 변화는 우리의 일상생활을 넘어서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 문화활동의 전반적인 구조를 바꾸고 있다.

최근 쇼미더머니와 고등래퍼의 열풍은 한국이라는 국가에 있어 ‘힙합’이라는 문화를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컨텐츠를 제공하였다. 물론 음악이 가진 고결함에 더해진 상업화의 측면이 단점을 가져올 순 있겠지만 위와 같은 프로그램이 한국 힙합, 랩이라는 장르에 미친 영향력을 무시할 순 없다.

음악시장의 대세가 R&B와 힙합이라는 장르로 넘어오면서 ‘money swag’ 과 같은 강렬한 표현방식들이 젊은 사람들의 음악적 취향에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최근 힙합시장에 주목되고,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VINXEN(이병재, 고등래퍼), 우원재(쇼미더머니)가 보여주는 음악은 사뭇 다르다.

여기가 지옥인가 싶은 instrumental 에 ‘자살’과 ‘알약’이라는 소재로 구성된 가사가 들려주는 느낌은 불쾌하다 싶겠지만 이들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중심에는 인간에게 가장 취약하고, 숨기고 싶은 감정인 ‘우울’이 있다.

세상 모두가 가진 우울이라는 감정을 자신의 감성으로 치료하고자, 표현하고자 하는 이들의 시도는 성공적이다. 당연하게도 밝은 노래와 분위기가 다친 마음을 치료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모든 사람들을 관통하는 처사는 아니다. 더구나 위로가 필요하고, 공감을 요구하는 21세기에서는 나의 감정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위안을 얻는 자기 만족이 빈번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검은색이 검은색을 덮어 흰색을 만들어낸다는 역설적인 음악의 창조는 힙합이라는 문화에서 가장 잘 나타난다. 과연 우리가 우울하다면 밝거나 어두운 노래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개인의 취향이 반영되어 결과는 명확하겠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감정을 공유하는 문화의 모습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누군가의 음악적 취향이 지나치게 우울하거나, 난해하다고 나무라지는 말자. 다친 감정을 스스로 치유하긴 어려서 음악이라는 바다에 빠져 몸을 씻어내고 있는 중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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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고 갑니다^^;

음악은 개인의 취향이고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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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적절히 섞인 우울감이 무턱대고 밝은 음악보다 더 위안이 될 때가 있는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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