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해킹피해 보상금, '이익 확정 매도'로 보고 세금 내야할까?

in #kr7 years ago

일본의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체크에서 580억엔 상당의 가상화폐 NEM이 해킹 공격으로 유출됐다. 그후 코인체크는
피해자 26만 명에게 보상하기로 했다. 보상금은 하락한 NEM의 시세를 반영해 유출 당시 피해액보다 줄어든 460억엔, 1XEM(XEM은 NEM의 거래 단위) 당 88.5엔이다.

그런데 가상화폐 거래로 얻은 이익에 대해 과세를 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새로운 법적 논란이 생겼다. 현금으로 받는 피해보상액을 ‘이익확정’으로 보고 세금을 내라고 해야 할지 여부다. 일본에서는 가상화폐로 인한 이익을 ‘잡소득’으로 보고 자본이득세, 지방세 등의 명목으로 15~55%를 과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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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력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을 보면 일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익 확정 매매에 따른 잡소득으로 과세해야 한다는 의견, 투자자가 의도적으로 실현시킨 이익이 아니므로 임시 소득으로 봐서 낮은 세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 매입가 대비 손해일 경우 비과세로 해야 한다는 의견 등등 다양하다.

주식의 경우 비과세로 한 판례가 남아있다. 2013년 일본 라이브도어 분식회계로 인한 주가 급락 사태 등을 보면 회사에서 지급한 배상금에 대해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 회복이므로 과세를 하지 않는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세금 부담을 느낀 투자자가 가상통화로 배상해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지만, 이 것도 논란거리다. 지난 2015년 가상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한 비트코인 반환소송에서 도쿄지방법원이 “비트 코인은 유체물이 아니므로 소유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판결을 한 바 있다.

일본에서 이번 사건 피해액에 대한 과세를 어떻게 결정할지는 우리나라 가상화폐 투자자들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비록 해킹을 당하긴 했지만 국가가 등록제를 실시해 거래소를 관리하고 있는 일본보다 우리나라 거래소들의 보안수준이 낮을 게 분명하다. 더구나 우리나라도 거래소가 해킹으로 파산한 사례가 이미 있다.

한국의 가상화폐 거래실명제 이후 밟을 수순은 결국 과세가 될 것이기 때문에 일본이 내린 결정이 앞으로 우리나라의 과세 방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폐가 제도권으로 자리잡으려면 앞으로도 이러한 수많은 판단과 제도 정비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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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세금을 부과하는 문제도 복잡하군요...

네. 우리나라도 곧 세금제도 논의가 나올텐데 생각해야할 거리가 많을 거라고 봐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