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 없이 막 뱉은 재채기 같은 글과 그림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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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생각없이 막 그린 그림 . 굳이 제목을 붙이자면 넘어진 다이소 바구니 정도

가끔은 이렇게 아무 생각도 주제도 없이 글을 써본다. 머리에 스치는 생각이 펜을 따라 아무런 여과과정 없이 흘러내려온다. 마치 코가 간지러우면 재채기가 나오듯이 마음에 담겨진 무언가를 그냥 뱉어버린다.
간지러운 걸 억지로 참고 있으면 나 스스로가 괴롭다. 이 글도 그렇다. 내 속에 뭐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마구잡이로 던져 보는 거다. 그냥 마음이 간지러우니까

그렇다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은 나의 재채기를 감상중인 것이다. 조금 부끄러운 기분이라 격하게 환영하지 못한다는 점은 이해해 주길 바란다. 재채기란 행위는 아름답지 못하기 때문이다. 원빈이나 다니엘헤니 같은 사람도 재채기를 할 때는 평소보다 추해질 것이 틀림없다. 물론 그 모습마저 나보다는 잘생겼겠지만...
이 글도 마찬가지다. 이런 재채기 같은 글은 결코 섹시하지 못하다. 정성들여 쓴 글에서 묻어나는 그 섹시한 감정을 이런 재채기 같은 글은 결코 잡아내지 못한다.

혹자는 “그런 날 것의 야성미가 섹시함을 풍기지 않는가”라고 질문 할지도 모르겠다. 나의 대답은 “아닐걸?”이다. 사실 잘 모른다. 생각 없이 막 쓰고 있는데, 그런 반박을 하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대답을 해야 한다면, “남자든 여자든 다 벗은 것보다 살짝 가렸을 때 더 섹시하지 않느냐?” 정도의 반박을 조심히 해본다. 어떤 주제를 가지고 자신의 사상이나 감정을 녹여낸 글은 거친 야성미를 풍길 때가 있다. 그러나 이런 재채기 같은 글은 "목욕탕 세신사 아저씨에게 가서 어느 정도 기다리면 제 차례가 오나요?" 물을 때의 헐벗음과 비슷하다. 어쩌면 10원짜리 팬티를 입은 타잔 정도는 될지 모르겠다.

웃긴 것은 이렇게 글을 막 쓰다보면 어느새 그럴듯한 글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잊으면 안 된다. 당신들은 지금 나의 지적 생리현상을 감상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을 말이다. 남들에게 나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는 변태적 취향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이 곳에는 아직 나를 아는 사람도 없거니와 설령 아는 사람이 있더라도 ‘재채기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함도 가지고 있다.
물론 나중에 들키면 부끄럽겠지. 올리고나면 지우지도 못하는 곳에 개똥철학을 주저리주저리 하고 있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되도록 좋은 글, 아름다운 글들을 보여줘야 하는데 재채기나 개똥같은 말이나 하고 말이다. 무엇보다 가장 미안한 점은 글을 끝마쳐야 하는데 어떻게 마무리를 지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냥 끝내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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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채기글 잘 감상하고 가요.^^
어떤 날은 무작정 적는 글도 괜찮은 거 같아요~

재채기 같은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
가끔식은 적고나면 생각이 정리 될 때도 있네요.

'인간미'?라고 해야할까요. 글이나 그림들은 다듬어진 모습의 세련됨, 섹시함을 뽐내기도 하지만 아무 이유도 의도도 없는 날것의 창작자의 심리를 보여주기도 하지요. 물론 @bellsound님의 그림은 소중한..!!!! @bellsound님의 재채기를 표현한 그림이지만, 그것마저도 그림을 보게 되는 소비자?대중- 하여튼 다른이들에게는 또다른 의미를 불러일으킬수도 있다는것..!!

사실 작가의 의도와는 달리 받아들이는 사람이 또다른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면, 그것또한 작품의 의미가 되기도 하는것 같습니다. 저는 어쩔때는 이런 날것의 그림이나 드로잉, 글들을 통해서 마음을 진정시킬때도 있습니다. 좋은글의 기준은 다양하기 때문에..!!저는 이 글이 좋다고 생각이들어요:) 참고로..저는 지금 가슴뼈가 통증이 심해서 재채기를 할때 뼈의 통증이 느껴져서 시원하게 재채기를 못하는 상태입니다...하아..재채기 하고싶어요...

제 심리를 그대로 들어내는 것 같아 조금 부끄럽네요.
그래도 누군가 저의 재채기 같은 글과 그림을 보고 다른 의미를 불러 오는 계기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 같네요.
예전에 배에 알이 배길 정도로 목감기가 너무 심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 때 정말 작은 기침을 하거나 웃기만 해도 아파서 죽을 것 같았는데, 하마님의 댓글을 보니 그때가 다시 떠오르네요. 생각만 해도 이렇게 힘든데 하마님은 얼마나 괴로울까요.. 어서 빨리 나으셔서 마음껏 재채기를 할 수 있으시면 좋겠어요. 화이팅!

단순한 재채기가 아니라.. 건더기까지 있는 재채기군요. 가끔 2층 까페에 앉아 길가에 지나가는 사람이 머리 긁는 걸 보면서도 재밌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재채기 재미있게 구경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