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페미니스트라는 것에 큰 의의를 두지 않는다. 여성학이 내게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정의하는 것이 내 일부분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다. 그동안 여러 활동을 해오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봐 왔다. 그 중에는 페미니스트임에도 불구하고 사유와 철학이 전혀 없는 사람도 있었고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불리기를 꺼려하지만 그가 행하는 모든 일에 신념이 가득한 사람도 있었다.
일전에 한 번, "주장만 있고 행동이 없는 것은 높게 치지 않는다. 반면 스스로 -ist라고 정의하지 않음에도 실천이 있다면 이것을 좀 더 가치있다고 판단한다."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지금의 내가 그렇다.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 사람을 그 자체로 신뢰하지는 않는다. 그도 수 많은 사람들 중 하나일 뿐이며 페미니즘 하나로 그와 나를 같은 사상을 가진 자라고 묶어놓을 수 없다.
2.
동물권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비건 페친 중 한 분이 육식을 (자신에게 있어서) 동물 시체를 먹는 것이란 표현을 한 것을 보고, 또 많은 기사를 접하고 인간의 집단적-소모적 육식 문화로 인한 폐해를 보고 나니 육식에 대한 거부감이 어느 정도 생겼다. 이젠 단순히 육식을 위한 식사는 못하겠다. 고기뷔페나 '1인1닭' 문구, 먹방 BJ는 더는 볼 수 없게 됐다. 동물들한테 있어서 우리 모두는 우리가 그렇게 욕하는 한남인게 맞다.
또 오해할까봐 적는거지만 고기 먹는걸 두고 야만인이라고 표현하고 그런건 아니다. 식물성 음식이 몸에 맞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당장 모두가 채식을 하기에는 이나라는 구조적으로 너무 힘들다. 한식이라는게 기본적으로 그렇다. 다른 문화권처럼 비건식이 보편화되는 날이 빨리 와야 할텐데.
3.
그래서 말인데, 전반적으로 식욕이 없어졌다. 요근래 음식을 거의 안 먹기도 했고, 3일간 하루에 1끼만 먹었다. 그래도 괜찮다. 배가 고프다는 생각 보다는 식탁 위로 올라오는 동물성 음식들, 식당에서는 좀처럼 찾을 수 없는 비건or페스코 음식들로 머리가 복잡하니까. 요즘은 웬만하면 인도 음식점이나 양식집에 가거나 혹은 동물성 음식을 최소한으로 섭취할 수 있는 간단한 음식들을 먹는다.
음식 뿐만이 아니라 의류나 잡화를 구입할 때에도 신경 쓴다. 완전한 에코 패션은 아니더라도 최대한 신경써서 고르고 있다. 앙고라 털이 들어간 옷은 도저히 못 사겠다. 분홍색 롱패딩을 고르는 중인데 마침 예쁜 솜 패딩을 발견했다. 아마 올 겨울 여러분들은 내가 분홍색 롱패딩을 입고 다니는 모습을 많이 볼 것이다. @'-'@
4.
가수 종현 생각을 요근래 다시 하고 있다. 아는 사람이 몇 없겠지만 종현은 내가 처음 좋아한 연예인이다. 중학교 3학년 때였으니까, 벌써 5년 전의 일이다. 그가 곡을 만들고 노래를 부르고 무대에 서는 모습을 좋아했다. 오글거리지만 진심이 담긴 그의 말과 글을 좋아했다. 그의 꿈을 꾸고 난 뒤로는 미련 없이 그를 보냈는데, 요즘 자꾸 생각이 나서 좋아하는 무대와 라디오를 챙겨 보는 중이다.
누가 "좋아하는 연예인 있어요?" 라고 물어보면 으레 "샤이니 태민이랑 종현이요." 라고 답한다. 태민이만 말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리곤 또 다시 "종현이요?" 라는 물음을 받는다. 그럼 그냥 멋쩍게 웃으면서 "앞으로도 계속 팬일 거예요." 라고 말한다.
5.
요즘 자주 듣는 노래는 Selena Gomez의 who says와 Charli XCX의 Boys/London Queen 이다. 셀레나 고메즈 노래는 노래방에서 부르고 싶었지만 차트에 없었다. 찰리 노래는 직접 부르기엔 힘들어서 열심히 듣기만 하는 중. Boys 뮤비를 개인적으로 재밌게 봤다. 여러 남성들이 나와서 꽃을 깨물기도 하고 여러 자세를 취하는데 미러링 같아 보였다. 아닐수도 여성들이 미디어 속에서 하는 행동을 그대로 따라한 느낌이랄까.
6.
꽃을 키우는 문화가 발달했으면 좋겠다. 별 일이 없을 때에도 꽃 몇송이 사다가 테이블 위 꽃병에 담아두는 그런 게 좋다. 꽃 자체도 좋아하지만 꽃을 선물하는/받는 것 모두가 좋다. 그런 의미에서 내게 꽃말은 정말 중요한 것이다. 예쁘기만 한 꽃은 받고 싶지도, 주고 싶지도 않다. 내게 꽃선물을 하고 싶은 사람은 꽃말을 잘 살피고 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말인데, 요즘은 튤립이 끌린다. ^ㅇ^
7.
늘 느끼는 거지만 난 잘생겼다. 민낯도 잘생겼고 꾸몄을 때도 잘생겼고 '-' 존잘탱. 내 외모를 보고 논페미일 거라고 생각하는 한남들이 많지만 위니는 진성 메갈인데 '-',,, 긁적. 아, 최근에 또 애인이랑 헤어졌었는데 불과 3주 전이다. 헤어진 이유에 대해 몇 사람에게만 말했는데 다들 잘 헤어졌다고 한다. 물론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나는 이런 연애, 저런 연애 다 해보는 것 같다. 완전 잘 하고 있음!
저도 종현 팬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끔씩 관련 노래 듣는 편입니다.
들을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며 말이죠
집에 꽃이 있는거랑 꽃이 없는거랑은
천지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님깨서 꽃이 널리 취미생활이 되어야한다는데
동의 합니다.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오발하지 않도록 계속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