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in #kr-daily7 years ago (edited)

저는 가끔씩 아저씨랑 삼촌뻘 남성분들이 미울때가 있습니다.
오늘은 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집에 돌아와보니 세제를 다 사용했더라구요.
옆에 백화점 가기엔 귀찮고 해서,
집 앞 편의점을 갔습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아저씨는
코는 매부리코에 눈은 쫙째졋지만 얼굴은 작습니다.
얼굴을 까맣고 머리카락은 짧아
만화에 등장하는 실눈 캐릭터같습니다.
생각해보니 짱구 유치원 두목님 같네요.

심지어 계산할땐 계산된 카드만 틱! 줍니다.
서비스 정신 빵점입니다.
안녕하세요? 몇번해도 잘 안받아줍니다.
감사합니다! 해도 네에~ 이럽니다.
그래도 원룸촌 한복판이라 배짱 장사라 생각하고 2년동안 갔습니다.

오늘 편의점에 들어가서
세제를 고르고있는데,
어디서 웃음소리가 나더라구요.
설마설마 했는데 그 아저씨입니다.
아저씨랑 이제 2학년 3학년쯤 올라가는 여자 대학생이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구요.
저는 2년동안 아저씨가 그렇게 밝게 웃는거 처음봤습니다.

아이고~ 왔어?? 설 무사히 다녀왔어?
우하하하!! 그래??

처음봤습니다. 2년 고객님인 저한텐 인사도 안하면서...
심지어 여자애는 이 아저씨 왜이러지 이런 당혹스런 눈빛이였습니다.
뭐 이게 잘못됬다는 건 아닙니다.
그 분이 나쁜 뜻이 있어서 그랬다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그 분 얼굴에서 저와 이야기 할때와는 다르게
(이야기도 아니죠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이말 뿐인걸요.)
마음에서 우러나는 기쁨을 보았습니다.

저는 어릴 적에는 이런게 엄청 궁금했습니다.
이상하게 또래 여학생들이 제가 볼 때
가만히 있기만해도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왜 남들은 나한테 왜 저렇게 안해주나?
이런 생각 많이했습니다.
딱히 마음이 상해서 했던 것은 아닙니다.
뭔가 비결이 있나 싶었습니다.
그 비결을 찾아낸다면 사회 생활 쉽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마음에 이리저리 책 찾아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제가 내린 결론이 참 웃깁니다.
여자는 여자라서 호감이라는 내용의 책을 봤습니다.
사회학적으로
첫 만남에서 남성보다 여성이
여성에게 그리고 남성에게 훨씬 호감이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굉장히 유명한 논문이라고 저자가 그러더군요.
저자는 미국에 유명대학 종신 교수였습니다.

원래 저같은 경우는 사회학쪽 공부할 때 한가지 이론만
철썩 같이 믿지는 않습니다.
이쪽은 심오해서 다양한 근거들이 존재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다 그럴 듯합니다.

항상 어떤 현상에는 다양한 근거가 존재하는 것같습니다.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는 것같습니다.
사실 사회학에 대한 먼가 공리나 지식이 없어서
더욱그렇게 느껴지는 것같습니다.
근데 저는 이 논문을 철썩같이 믿고 삽니다. @dakfn 님이 자주 이야기 하시듯


서서 일보는 사람은 다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가르친 남학생들이 저를 보며 저처럼 생각할지도 모르겠네요.
"저 선생님은 여학생에게만 친절햅 -3- "@woo7739님이 말씀하셨듯이

조금 양심은 찔리네요. 그래도 편의점 아저씨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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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사실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친근하다는 것은 때로는 만만한 것이거든요. 저도 어릴 때 여자애들에게 사람들이 더 쉽게 다가가는 것을 보고 부럽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그만큼 쓸데 없는 시비도 많이 걸리더랍니다. 여자 친구 가게에 여자 친구만 가게를 보고 있으면, 물건 살것도 아니면서 죽치고 앉아서 시비걸고 농담 던지는 아저씨도 많고 할아버지 할머니도 많거든요. 근데 제가 같이 있으면 다 집에 갑니다. 저는 말한마디 한 적 없이 그냥 구경만 왔을 뿐인데두요.

공감하고 갑니다.
택시기사들이 여자만 보면 빵빵거리고
현금을 내면 온갖 헛소리를 한다는 소리를 듣고
좀 놀랬습니다.
저한테 띠껍게하면 같이 띠껍게라도 하는데 옆에 남자가
있고 없고 행동이 달라지더라구요

그냥 그 사장님의 성향 아닐까요?? 어쨋든 편의점 사장님이 서비스업계에서 경쟁력을 갖출만한 분이 아니신건 확실하네요 ㅎㅎ 2년동안 다닌 고객이 불편할 정도면 뭐..

사장님 나빠요 ㅠㅠ 오늘 좀 놀랐습니다. 그렇게 밝으신분인줄 처음알앗거든요. 저한테 조금만 밝으셧어도...

음... 호불호가 확실하신 분인가보네요ㅜㅜ그래도 사장님 너무하십니다ㅠㅜ

서서 일보는 사람은 다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 이런 말 쓰면 큰일 나요~
(물론 농담입니다만...)

ㅋㅋㅋㅋㅋ 재미있는 일화네요. 전 남자든 여자든 차별없이 불친절한 스타일이라서...

솔나무님의 와이프되시는 분께서 너무 아름다우셔서 그런거 아닐까요? ㅎㅎ 아니면 사랑스러운 큼이 때문에 남들에게 관심이 없으시다던지 핫핫

편의점 사장을 납치해서
모든 종류의 고문도구들의 실험용 교보재로 활용해 보겠습니다!!
부디 노여움일랑 거둬가 주시기를...
남자라서가 아니라 인간이 덜 되서 그런 것입니다. 남자들 중에 그렇게 인간이 덜된 것들이 있습니다. 철퇴로 내리쳐라!!

ㅋㅋㅋㅋㅋㅋㅋㅋ재미있는말씀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여자지만 여성에게 친절합니다!ㅋㅋㅋ

저는 남자라서...친절...하하하핫

그래도 저는 다시 태어나라고 하면 또 남자를 선택할것 같아요. 지금 사회로서는 여성으로서 맞서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고 느끼니까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는 뭐.. 젠더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제 생각엔 기본적으로는 생물학적으로 남여의 차이점이 있지만 남성과 여성의 차이점을 만들어낸 결정적인 요인은 사회와 문화라고 생각해요. 남성보다는 여성이 사회문화적으로 더 많은 억압을 받지 않나 생각합니다. 댓글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