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민중의소리 스팀지기입니다.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실소유주 논란이 끝을 향하고 있습니다. “다스는 누구껍니까”라는 질문은 많이 접해봤지만,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복잡해 보이기만 합니다. 다스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 여러 의혹과 문제들을 5편에 걸쳐 차근차근 정리해봤습니다. 오늘은 그 첫번째 편을 소개합니다.
그런데, 다스는 누구껍니까?
자기 것이 아닌 것을 자기 것이라고 우기는 경우는 있어도, 자기 것을 자기 것이 아니라고 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재산이 너무 많아서 사회적으로 눈치가 보이는 사람이면 그럴 수 있죠. 혹은 훔친 물건이거나 범죄 혐의가 다분한 경우에 그럴 수 있겠습니다.
‘다스는 누구껍니까’라는 질문을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이 가정을 대입해 볼까요?
국회의원, 서울시장, 대통령까지 지냈던 정치인이 ‘몰래 재산을 숨겨두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가 입을 정치적 타격은 상당히 큽니다. 아직까지 ‘MB계’라는 정치세력이 있는 상황을 감안해 본다면, 더욱 그렇죠.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설령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고 해도 ‘내 거야’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전자를 확인해 보시죠. 다스는 훔친 물건일까요? 일각에서는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자동차 부품계열사를 만들라고 했는데 어떤 이유로 이 전 대통령의 가족에게 넘어갔다는 주장을 하는데요. 추측에 불과합니다. 밝혀진 건 없거든요.
그렇다면 다스에 범죄 혐의가 있을까요? 네 그렇습니다. 상당한 규모의 ‘비자금 조성’ 정황(관련기사)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검찰이 바로 이 지점을 쫓고 있습니다. 만약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면 범죄에 가담한 것이 됩니다. 그래서 설령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고 해도 ‘내 거야’라고 말할리가 없습니다.
‘MB가족’의 색은 옅어지고 ‘MB측근’의 색은 짙어지고
문서상으로 다스의 주인은 이 전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씨와 이 전 대통령의 큰 형 이상은씨였습니다. 김재정씨는 다스의 주식 중 48.99%를 소유하고 있었고, 이상은씨는 46.85%를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2010년 2월 김재정씨가 사망했습니다. 상속인인 부인이 주식 5%를 청계재단(이명박 전 대통령이 출자해 설립한 장학재단)에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주식 19.73%를 상속세로 냈습니다. 결국 김재정씨의 부인은 다스 주식의 23.6%를 소유하게 되면서 1대주주 자리를 허망하게 내놓게 됩니다. 이상은씨가 1대주주가 된 것이죠. 놀라운 것은, 이 과정이 담긴 ‘청와대 문건’이 공개됐다는 겁니다. (관련기사)
2009년 7월, 다스에 강경호라는 사람이 사장으로 등장합니다. 강 사장은 이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 중 한 명입니다.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했던 시절 서울메트로 사장이었고, 이 전 대통령이 대통령일 때는 코레일 사장이었습니다.
참고로 강 사장은 코레일 재직시절에 특정범죄처벌법상알선수재 혐의로 (쉽게 말해 부정한 청탁 대가로 뇌물을 받아서) 구속돼 사장식을 잃었고 법원에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습니다. 뇌물 사건으로 코레일 사장직을 잃고 다스 사장이 된 것이죠.
2015년 7월에는 이 전 대통령의 또다른 측근인 신학수라는 사람이 다스의 감사를 맡게 됩니다. 그 전까지는 이상은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문성씨가 감사였습니다. 교체된 겁니다. 신학수씨는 이 전 대통령의 고향 후배로 국회의원 시절 지구당 총무부장으로 시작해 처오아대 총무비서관, 민정1비서관까지 지낸 최측근입니다.
정리하면, 시간이 흐르면서 다스에서 이 전 대통령의 ‘가족’의 색깔이 옅어지고, ‘측근’의 색깔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다스 주인이라는’ 이상은의 아들 제치고 다스 핵심 직책 차지한 이명박의 아들
다스는 연매출 1조원이 넘는 준재벌급 기업입니다. 최근 다스에서는 마치 ‘경영승계’가 진행되는 듯 ‘2세’가 회사의 요직들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주인공은 ‘다스의 주인이 아니라는’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입니다.
이시형은 2010년 8월 해외영업팀 과장으로 다스에 입사했습니다. 다음해 3월 본사 기획팀장으로 승진했고 2013년 경영기획실장 겸 상무이사, 2015년 전무로 연이어 승진합니다. 2018년에 본사 회계재무책임자가 되면서 사실상 다스의 ‘자금 흐름’을 총괄하게 됩니다.
다스는 중국에 9개의 사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시형은 다스 지분이 하나도 없는데도 중국의 다스 사업장 중 다스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북경 다스, 닝보 다스, 문등 다스, 강소 다스 등 4곳의 대표 자리에 앉았습니다. 강소 다스는 이상은이 대표였고, 문등 다스는 이상은의 아들 이동형이 대표였습니다. 이시형이 승승장구하는 동안 이동형은 작년 10월 총괄부사장에서 부사장으로 강등됐습니다. 참 이상하죠? ‘다스의 주인이라는’ 이상은씨와 그의 아들이 ‘다스의 주인이 아니라는’ 이명박의 아들에게 대표 자리를 내주고 있습니다.
사촌동생에게 다스의 주요 자리를 내주고 있습니다
짜고 치는 고스톱은 어렵지만...
그래서 다스는 누구 것일까요. 만약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인데 아니라고 ‘짜고 치는 고스톱’을 하는 것이라면 그 ‘고스톱’에 동원된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성공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최근 줄줄이 검찰에 소환되고 있는 직원들과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에게서 다스 실소유주 관련 진술들이 확보되고 있다고 합니다. 마치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인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녹취록들도 폭로되고 있습니다. ‘배신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법적으로 다스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최대주주 이상은씨와 2대주주 김재정씨의 부인이 자기 것이라고 하는 이상 다스는 ‘그들 것’입니다. 설령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고 해도 가족들이 서로 짜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면 들통날 가능성도 별로 없습니다.
이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정치적으로도 법적으로도 불이익이 뻔히 보이는데 자기 것이라고 할 이유가 없고, 이상은씨와 김재정씨의 부인 입장에서도 이대로 유지하면 어머어마한 재산이 자기 것이 되는데 다른 말을 할 이유가 없는 것이죠.
그래서 ‘다스가 누구 것이냐’를 밝히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 그토록 이 전 대통령에게 사람들이 묻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제 검찰이 그 질문을 이어받은 상태죠. 과연 검찰이 밝혀낼 수 있을까요.
다스의 황태자로 떠오르고 있는 이시형씨. 그런데 아버지는 다스의 주인이 아니라고 합니다.
에필로그:’다스의 주인이 아닌’ 이명박의 아들은 ‘다스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
이 전 대통령은 재산이 많습니다. 다스가 아니어도 살아가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그래서 굳이 ‘지금’ 다스가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입니다. 현재 다스의 실세는 이시형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직책’일 뿐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훗날 이시형이 ‘다스는 원래 내 것’이라고 주장할 가능성은 없을까요? 그 때도 이상은씨는 다스가 자신의 것이라고 할까요? 혹여 이시형이 결정적 증거를 꺼내들지는 않을까요? ‘다스가 누구 것이냐’라는 드라마는 시즌2에서 결말이 밝혀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시즌1에서 검찰이 밝혀주기를 바랍니다.
- 기사 작성 :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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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이 짜고 치는 상황에서는... 박씨를 몰아낼때만큼의 국가적인 불만이 터지지 않는다면.. 이렇게 끝나버릴지 않을까 하는것 같습니다. 씁씁하네요.
현상 유지라...
원래 그랬듯이 돌아간다는 것은 슬픈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