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좋아한다.
어느 가족 개봉을 앞둔 씨네 큐브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기획전을 한다고 해서
오랜만에 보게 되었던 영화 '환상의 빛'.
할 수 있지만, 하지 않아야 할 때. 너무 힘들지만 그게 유일한 살길인 듯 보이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때로는 빛으로부터 거리를 두기도 한다. 살기위해, 살려면.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는 것마저 거리두기를 이룬 후에야 가능해지는 경우도 있다.
별다른 징조도 이유도 없이 맞이한 날벼락, 일상은 산산조각났지만 삶은 계속된다.
괜찮을리 없는 삶은, 안정을 찾았다고 깨달은 순간 기억 속 여전한 과거의 상처와 마주하게 된다.
아무 이유조차 모른 일, 불쑥 일어나버려 그 어떤 설명도 이해도 차단해버린 일,
내 삶을 완전히 망쳐버린 그 일이 대못처럼 박혀 있는 한, 유미코의 시간은 흐르지 않았다.
세월이 가고 기억이 희미해져도 그 못은 그 자리 그대로에 있다.
남겨진 이들은 떠난 이가 사라진 자리에서 묻고 또 묻는다.
‘당신은 그때 왜 그랬나요.’
삶에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는 것,
그 어떤 말로도 풀어낼 수 없는 것이 존재한다는 걸 인정하긴 괴롭다.
허나 엄연히 존재한다. 사실 시간이 지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잊지도 화해도 하지 못한 채 그 응어리들을 안고 사는 것.
그것이 인생인지도 모른다.
유미코 역시 수년을 지나 쓰러진 나를 일으켜 부축해줄 누군가가 있다는 걸 깨달았을 때,
비로소 바다 앞에서 자신의 마음을 터뜨릴 수 있었던 것처럼.
서러운 방울소리를 허공으로 흘려보낼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견뎌낼 뿐이다.
사람을 삶쪽으로 다시금 돌아오게 하는 빛.
그 빛 덕분에 살아간다.
살아있다는 것을 실제로 부딪히고 느끼며 그 빛을 따라간다.
이것은 환상이 아니다.
삶이라는걸 생각해보게하는 내용이군요
이 말이 와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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