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에 샌프란시스코에서 Blockchain Connect 라는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Litecoin의 Charlie Lee나 Ripple의 Brad Garlinghouse 같은 블록체인계의 거물들이 대거 스피커로 참여를 해서인지 엄청난 인파가 몰렸었습니다. 30만원이 넘는 참가비에도 불구하고 강당에 자리가 없어서 사람들이 문앞에 줄을 서는 일까지 생기더군요. 예약 인원을 적당히 제한하지 못한 주최측의 잘못도 있었던 것 같지만, 블록체인에대해 사람들이 갖는 기대감이 느껴졌습니다. 기술적인 설명에서 부터 정책, 법률에 대한 내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이야기를 산업을 주도하는 인물들을 통해서 들을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특히 연사들이 매우 젊은(어린?) 분들이 많아서 인상적이었네요. 세상에 정말 똑똑한 사람이 많다는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오갔는데 그중에 기억에 남는것들중 하나는 현재의 암호화폐가 실생활에서 지불용도로 사용될수 없는 이유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 와 관련해서 베이스코인(Basecoin)에 대한 언급이 나오더군요. 흥미가 생겨서 돌아와서 화이트페이퍼를 좀 읽어 보았습니다.
현재 암호화폐가 실생활에 쓰이기 어려운 이유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 거래 수수료(Transaction Fee)가 비싸고 거래가 확인되는데 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다.
- 암호화폐의 가치 변동이 너무 심하다.
1번의 경우에는 사실 해결 방법이 많이 제시되고 활발히 개선이 되는 중입니다. 비트코엔에는 Lightning Network이라고 불리는, state channel을 통해서 거래 수수료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거의 순간적으로 결제를 확인할수 있는 기술이 거의 완성단계에 와 있습니다. 또한 다른 암호화폐의 경우에도 비슷한 기술을 사용하거나 아니면 초당 트랜잭션 처리 횟수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킴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죠.
2번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아직 연구가 덜 된 분야로 보입니다. 어찌보면 아이러니이기도 한 것이 대부분의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미래 가치의 상승을 기대한 투자에 집중된 상황에서, 가치가 변하지 않는 화폐라는건 어찌보면 김빠지는 주제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오히려 암호화폐산업에 몸담고 그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골치아픈 문제로 여겨지는듯 합니다.
우리에겐 스팀달러가 있습니다!
이 문제를 접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게 우리의 스팀달러입니다. 스팀달러(SBD)는 1 USD에 연동(peg) 되도록 디자인됐습니다. 이는 스팀잇이 당당하게 $ 로 금액을 표시할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 알다시피 이는 실패했습니다. 한동안 1SBD가 1USD가치를 지녔지만, 현재는 다섯배도 넘는 6달러 정도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난 이유는 스팀에 근본적으로 스팀달러의 수요가 어느 한계를 넘어가는 경우에 대한 대비책이 없기 때문이지요. 자신의 코인이 가격이 오르는데 불만인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지 실패는 실패지요. ㅎ
테더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나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가장 대표적인 암호화폐가 Tether입니다. 테더의 원리를 한줄로 요약하면, 발행한 전체 테더의 양 만큼 현금을 은행에 보유해 놓자는 것입니다. 코인의 가격은 시장이 결정합니다. 사고자 하는 사람이 많으면 가격이 오르고, 팔고자 하는 사람이 많으면 가격이 내려가는 것이지요. 테더가 1테더=1달러를 유지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람들이 테더를 사고자 하면 1달러를 받고 1테더를 찍어냅니다. 시장에서 테더가 모자를 일이 없으니 테더가 1달러보다 비싸질 일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 돈을 모두 모아놨다가 누군가 테더를 팔고자 할때 다시 그 돈으로 되사줍니다. 항상 1달러에 테더를 구입해줄 사람이 있으므로 1달러 이하로 떨어질 일도 없습니다. 시장의 테더 만큼의 은행 잔고를 가지고 있으므로 시장의 모든 사람이 전부 테더를 팔려고 하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1달러를 맞출 수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방법으로 테더는 그 동안 그럭저럭 목표를 달성해 왔습니다. 위의 Coinmarketcap의 USDT 시세를 보면, 얼핏 요동치는것처럼 보이지만 일시적으로 가장 쌌던 시점이 90센트 정도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코인들의 가치가 수십배씩 요동치는 격동의 시기에서 저정도 변동은 성공적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테더 (Tether)의 진실 - 팩트와 카더라 에 여러가지 내용이 정리 되어있습니다. 여러가지 음모를 제기할 수 있겠습니다만, 팩트만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일단 테더는 엄밀히 탈중앙화된 암호화폐가 아닙니다. 테더는 전적으로 특정 은행과 이를 운영하는 주체에 의존을하게 되어있고 어떤 이유든지 그 주체 또는 은행이 예상했던 방식으로 동작하지 않을경우에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실제로 테더를 위한 유보금(reserve)는 대만의 한 은행에 있으며, 그 이유는 여러가지 법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합니다. 만약에 대만정부의 법이 바뀌거나 한다면 테더는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것이지요.하지만 테더에는 몇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project7 님이 쓰신
테더의 또 한가지 한계는 법정통화인 달러를 절대 대체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테더는 순전히 달러가치에 연동되게 디자인된 통화이기 때문에 달러로부터 독립해서 자생할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는 다른 암호화폐의 보조적인 역할만 할수 있을 뿐이지 스스로 주류 화폐가 될 수 없다는 뜻이 됩니다.
그럼 베이스코인은 어떤 것인가요?
베이스코인은 매우 최근에 공개된 암호화폐입니다. 2017년 말에 공개가 되었고 최신 화이트 페이퍼는 2018년 1월에 발행되었고 계속 개선을 하는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화이트페이퍼에도 아직 토큰 세일에 대한 언급이나 기술적인 구현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으며, 이론적인 원리만 설명을 해놓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그 원리가 꽤 그럴듯해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베이스코인에는 세가지 토큰이 있습니다.
- Basecoin. USD와 연동이 되는 토큰입니다. 실제로 거래에 이용되는 토큰입니다.
- Base Bonds. 번역하자면 채권입니다. 채권은 1달러 미만의 가격에 발행이 되고 판매가 됩니다. 그리고 이 채권은 나중에 정확이 1베이스코인으로 블록체인에서 교환됩니다.
- Base Shares. 지분, 또는 주식으로 번역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초기에 정해진 양이 발행되어 토큰 총량이 변하지 않습니다. 채권이 모두 바닥났을때 지분을 가진사람에게 베이스코인을 지급합니다.
얼핏 들으면 복잡해보이지만 베이스코인은 실제 중앙은행이 하는일을 정확히 모방해서 디자인 되어있습니다. 통화의 가치는 시중에 유통되는 통화량에 의해서 좌우됩니다. 시중에 달러가 너무 많으면 달러가치가 하락하고 반대로 달러가 부족하면 달러 가치가 오르는것이지요. 따라서 달러가치가 높을때는 통화 팽창(expansion)을 하고 달러 가치가 낮을때는 긴축(contraction)을 하면 됩니다.
팽창
1베이스코인이 1.1 달러가 됐다고 칩시다. 이는 시장에 베이스코인이 부족하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때는 시장에 더 많은 베이스코인을 유통시켜야합니다. 한마디로 돈을 찍어내는거죠. 찍어낸 돈을 누구한테 주냐 하면 채권(bond)을 가진 사람들에게 줍니다. 채권을 받고 채권당 1 베이스코인을 지급합니다. 시장에 베이스코인이 많아지고 베이스코인의 가치가 떨어져서 1달러가 되면 채권의 매입을 중지합니다. 흔히 말하는 양적완화가 이와 같은 과정입니다. 헌데 채권을 모두 매입했는데도 베이스코인 수요가 너무 높아서 1달러까지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럴때 지분(share)이 사용됩니다. 블록체인에서 지분을 가진사람한테 다짜고짜 베이스코인을 찍어내 지급을 합니다. 이는 시세가 1달러가 될때까지 찍어낼수가 있으므로 결국 베이스코인의 가치는 1달러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긴축
이번엔 1베이스코인이 0.9 달러가 됐습니다. 이는 시장에 베이스코인이 넘친다는 이야기죠. 블록체인에서는 시장의 베이스코인을 회수해서 태워야 합니다. 이를 위해 채권을 판매합니다. 채권의 가격은 경매, 즉 시장가격으로 결정됩니다. 이 채권은 블록체인에서 나중에 1베이스코인으로 교환해준다고 보장하므로 사람들이를 1베이스코인 미만의 가격으로 구입을해서 이득을 얻으려고 합니다. 따라서 시장의 베이스코인은 회수되고 가격이 오르게 됩니다. 원하는 만큼 가격이 오르면 채권의 판매를 중단합니다.
과연 잘 동작할까요?
글쎄요 해봐야 알겠지만 일단 말은 그럴듯합니다. 채권을 이용하는 모델은 현실 세계에서 역사적으로 검증이 된 모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테더의 한계로 지적된 USD 의존성문제는 베이스코인의 가치 척도를 USD에 제한하지 않고 물가에 연동시키면 달러로 부터의 독립도 가능하므로 해결이 됩니다. 하지만 한가지 예상되는 케이스는 채권을 아무도 사려하지 않을때입니다. 0.1 달러에도 채권이 팔리지 않는다면 베이스코인을 회수할수도 없고 베이스코인의 가치가 계속 하락할수밖에 없습니다. 화이트페이퍼에서는 자신들이 여러가지 역사적으로 검증된 다양한 모델과 파라메터로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거라고 합니다만 구체적인 검증은 아직 안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차후에 논문으로 발표를 한다고 하니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베이스코인은 가격이 오르지 않는데 그럼 투자도 못하나요?
베이스코인 화이트 페이퍼에는 아직 구체적은 토큰 발행방법이 나와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우리가 어떻게 베이스코인 생태계에 참여할수 있을지는 알수가 없지요. 하지만 상상의 나래를 펴 볼순 있겠지요. 아마도 처음에는 베이스코인도 채권도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초기에는 지분(share)을 가진사람한테 베이스코인을 지급해서 시장을 키우는 상황이 한동안 지속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경우에는 지분을 가진사람의 베이스 코인이 계속 늘어나지 않을까 싶네요. 따라서 초기에는 지분을 소유함으로써 투자가 가능하고 지분을 판매하는 식의 토큰세일을 하지 않을까 예측해봅니다. 아무튼 계속 지켜볼 가치가 있는 코인임은 분명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최근 각광받는 stablecoin으로 Dai 도 있습니다. 현재 몇몇 거래소에서 ETH/DAI로 거래 되고 있구요. 상당히 가격유지가 좋은 편입니다. 독창적인 방법으로 1달러를 유지 하고 있습니다. Dai의 발행코인이라고 할 수 있는 Maker 는 현재 시총 38위네요. 이 코인에 대한 포스팅도 기대해도 될까요?
Dai는 아직 자세히 볼 기회가 없었네요 시간날때 한번 살펴봐야겠습니다.
이거보고 Dai에 대해 조사하고 포스팅했습니다.
오... 백서 한번 보고싶네요.. 의문이 많지만.. 두고볼 코인이네요..과연..
좋은 소식 감사합니다..^^
정말 해박하시네요..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네요~
베이스코인을 투자 수단으로서가 아닌 암호화폐 생태계 확장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면 유용할 수도 있겠네요.
물론 베이스코인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해줘야 하겠지만요~ @홍보해
탈중앙화된 은행이 되는건가요!!
뭐 넘어야 할 과제가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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